선택의 옵션이 늘어날수록 실제 선택의 비율은 떨어진다.

콜럼비아 대학의 쉬나 아이앤거 교수와 스탠퍼드의 마크 레퍼 교수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형마트에서 빵에 발라먹는 잼을 가지고 선택에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한다[논문링크]. 진열된 잼의 종류를 30개로 했을 경우와 6개로 좁혔을 때, 소비자들의 시식하는 빈도와 실제 구매 성사의 비율을 측정한 것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잼의 종류가 30개로 구색이 다양했을 때 시식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6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30개 진열시 구매하는 비율로 이어진 비율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그럼 잼의 종류가 6개로 적었을 경우는 어땠을까? 결과는 놀랍게도 무려 30개 진열의 경우보다 10배나 높았다. 잼의 종류가 적었을 때가 무려 30%나 구매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어떤 매카니즘이 작동된 것일까?

소비자는 과도한 정보제공을 만날 경우 되려 선택을 미루는 선택을 한다. 30개나 되는 잼들 중 하나를 고르기에는 너무 머리가 아프다. 정말 30개 중 내가 고른 하나가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자신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소비자는 자신의 완벽한 선택을 만들 수 없는 과도한 선택권 앞에 아예 구매를 하지 않게 된다. 스트레스를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6개의 잼들 중 내 마음에 드는 한 가지를 고르는 것은 훨씬 쉬운 일이다. 그래서 쉬운 선택 조건에서 구매가 10배 더 일어난 것이다.

또다른 상황을 보자. 지금 당신은 처음 가 본 정통 멕시칸 식당에서 메뉴 두서너개를 주문해야 한다. 친절한 사진에 설명까지 있지만 평소 잘 먹지 않던 이국적 메뉴에 도무지 뭘 시켜야 할지 망설여진다. “뭐 먹을까?”하고 주변의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전적으로 나 혼자 결정해야하는 상황이다. 자, 이제 당신의 다음 행동은 무엇일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메뉴판 한 코너의 ‘베스트 메뉴 페이지’를 찾을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메뉴들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제일 쉬운 결정’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쉬운 결정은 ‘안전한 선택’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이지 않은가! 대중적이고 맛있을 게 분명하다는 믿음이 생긴다. 그리고 그것이 어려운 나의 선택을 도와주고 말이다. 베스트 메뉴 6 그 순위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그래서 강력한 선택의 동인이 된다.

멕시칸 레스토랑 온더보더의 메뉴판

 

기업은 소비자에게 완벽한 선택 대신 쉬운 선택을 제시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누구나 다 동의할만한 한 가지 사실을 살펴보자. 그것은 사람의 정보처리의 양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처리할 정보가 너무 많아지면 스트레스를 느끼고 결국 그것을 외면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판단의 근거가 되는 정보량이 너무 적어도 스트레스를 느낀다. 판단으로 인한 기회손실 위험 역시 커지니까 말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결정을 미뤘던 경험,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인터넷 쇼핑에서 자주 목격된다. 무한대에 가까운 선택권 앞에 처음 느꼈던 희열도 잠시, 급격한 피로를 느낀 당신은 투자한 시간이 무색할정도로 결국 아무 것도 사지 않게 된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기업은 소비자에게 ‘완벽한 선택’ 대신 ‘쉬운 선택’을 제시해야만 한다. 이미 우리는 고를 것이 너무 많아 망설여지는 선택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결정장애라는 선택과잉 시대의 신종 질병을 앓는 이미 우리 주변에 너무도 많다. 대형마트 조미료 코너에만 가도 그 어마어마한 숫자에 압도되어 자연스레 그보다 선택권의 수가 적은 동네슈퍼나 편의점을 찾게 된다.

완벽한 선택을 만드느라 소비자를 힘들게 하면 그들은 결국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고 선택을 외면하게 된다. 소비자의 선택 없이는 매출 또한 없지 않은가! 과거 선택의 자유와 다양한 구색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 쉬운 선택 전략의 설계는 반드시 임직원들에게 교육시켜야 하는 필수 교과목인 된 것이다.

 

순위를 제시하라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쉬운 선택 전략은 바로 ‘베스트 순위’의 제시다. 선택과잉 시대의 결정장애자들에게 남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증거를 보여주는 것만큼 그들의 선택을 돕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략을 짜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자신의 제품을 반드시 그 베스트 메뉴 안으로 넣어야 한다. 전체범주 속에서 베스트로 들어가기가 어렵다면 카테고리를 잘라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랭킹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예를 들어 전체 메뉴 베스트 6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면 20~3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 베스트6로, 그것도 어렵다면 20~30대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 베스트6로, 그것도 안된다면 20~30대 여성들 중 몸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 베스트6로 잘라 들어가는 식이다.

플랫폼을 가지고 제공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선택을 쉽게 도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구색안에서 베스트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선택의 어려움 앞에서 소비를 미루려는 소비자의 닫힐뻔한 지갑을 활짝 열 수 있기 때문이다. 골라야 하는 선택의 종류가 많다면 반드시 베스트를 제공하라, 그것이 소비자의 쉬운 선택을 만들어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아래는 최근 SNS상 큰 인기몰이를 한 이마트의 수입맥주 광고의 한 장면이다. 다양한 400여종 수입맥주의 다양함을 광고하고 있다. 반전 웹드라마로 대중의 큰 인기를 얻었다. 편의점의 만원에 수입맥주 4개 골라담기 전략에 맞서 다양한 구색을 대대적으로 내세운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갈 것이 있다. 바로 400여종의 다양한 구색 앞에 망설이는 소비자의 선택 장애이다.

수백개의 맥주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상황. 소비자는 어떤 면에서는 선택하기가 더 어렵게 된다. 다시 말하면 소비자는 기존의 늘 선택해 오던 패턴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즉, 굳이 머리 아프게 뭐가 있나 들여다보는 대신 늘 마시던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많은게 오히려 시장 진입의 관점에선 불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 제공자의 입장에서도 그 이익이 크지 않다. 대신 몇백개의 맥주가 길게 진열된 이 공간에 만약 이런 문구가 있다면 매출은 어떻게 달라 지겠는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입맥주 베스트 6
젊은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입맥주 베스트 6
스포츠 경기를 보며 즐기기 가장 좋아하는 수입맥주 베스트 6
맥주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숨겨진 좋은 수입맥주 베스트 6
입문자가 마시기 좋은 수입맥주 베스트 6
사랑하기 좋은 날 연인들을 위한 수입맥주 베스트 6

 

쉬운 선택에 집중하라

그래서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의 완벽한 선택을 만드는 것에서 넘어 어떻게 그들의 쉬운 선택을 만들 것인지, 그 쉬운 선택 전략안에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포지셔닝 시킬지 말이다. 마크레빈의 연구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쉬운 선택을 만드는 안정적인 숫자는 6이다. 고객에게 여성/남성이 선호하는 베스트 6, 특정인들에게 추천하는 베스트6처럼 베스트를 제시해 그들의 선택을 도와주는 것이다.

Julie Lee

Julie Lee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선택전문가. 작가. 지난 10년간 매일 수백만의 선택을 받는 국내 최대의 유통 기업, 신세계 그룹에서 일하며 선택을 만드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기업 전략과 교육을 수립하는 과업을 수행했다.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이자 비교속성이론의 대가 라비 다르 교수와 스티븐 J. 셔먼 교수의 비교 속성 이론 외 연구들을 바탕으로 선택은 유니크굿에서만 일어난다는 관점으로 연결 과잉, 정보 과잉, 선택 과잉의 시대의 새로운 선택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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