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음의 두 가지 중에 어떤 표현을 주로 쓸까?

철수야, 오늘 치맥 먹자 vs 오늘 BBQ에 하이트 마시자
끝나고 화장품 사러 갈래 vs 끝나고 아리따움에 갈래
당 떨어진다, 초콜릿이 필요해 vs 가나 초콜릿이 필요해
소주 한 잔 하고 싶다 vs 처음처럼 한 잔 하고 싶다

말할 것도 없이 사람들은 범주로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 아무리 마케팅 비용을 집중한들 그 브랜드를 기억하는데는 성공할지라도 근원적으로 어떤 욕구를 담아내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면 세상의 수많은 것들에 의해 잊혀질 운명인 것이다. 이것을 카테고리 중심 사고(Indexing Knowledge)라고 부른다. 세상에는 좋은 제품들이 수도 없이 많다. 삶에서 필요한 정보들도 너무나 많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정보가 기억된다고 한들 필요할 때 즉시 떠올리지 못하고 판단내리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원시시대, 숲 속을 걷던 인류가 수풀 너머에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것이 무엇일까 분석하고 있다가는 잡아먹히기 딱 쉽상이었을 것이다. 대신 그 소리가 위험신호인지 아닌지의 범주를 판단하는 것이 정보처리량 측면에서도 생존의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이다. 즉 어떤 수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관리하는데 있어서 그 정보에 대한 접근용이성 즉, 범주화를 시키고 우선인지대상으로 처리하는 것이 생명체의 진보 방향이었다.

 

대표성을 띌 수 있는 카테고리를 발견하고 그것의 1등이 되어라. 대표성을 확보할 때까지 내려가라.

개인과 기업이 항상 추구하는 목표는 자신의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고 화자시키는 일일 것이다. 필요를 느낄 때 생각나는 그 대상이 바로 내가 되어야 선택받는 존재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사람의 기억 구조가 범주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Indexing Knowledge. 사람은 내용보다 정보의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브랜드를 구축해 가는데 있어 늘 염두할 것은 그것이 어떤 카테고리를 대표하느냐의 정의이다. 다시 말해 카테고리 대표성을 띌 수 있는 영역을 찾아 그곳에 나의 브랜드를 입지시키는 것이 올바른 접근전략이다. 두 가지로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지극히 내가 자주 방문하는 지역과 관련한 예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음을 주지한다. 첫번째 ‘고양’이라는 이름이다. 스타필드는 하남에 이어 고양점에 2호점을 오픈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고양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광고에 ‘고양이’를 모델로 내세우는 전략을 채택했다. 주인공도 고양이, 메세지도 ‘고양’이었다. ‘주말에 모할고양’과 같은 표현은 물론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독특한 느낌의 고양이가 나와 계속해서 ‘고양~ 고양~’하며 외치며 ‘고양’을 각인시키는 마케팅을 집중하였다.

덕분에 스타필드 고양점은 성공적으로 알려졌고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반면에 처음에는 일대 교통대혼란이 벌어질만큼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던 이곳은 개점한지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유입의 뚜렷한 감소세가 관찰되고 있다. 한편 또다른 이름의 예로 ‘고양시’를 생각해 보자. 근래 스웨덴 가구제조기업 이케아가 고양점을 오픈했고 도심 곳곳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데 광고의 내용은 이케아고양점의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품들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작품의 주인공들은 ‘고양이’라는 점이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들이 ‘고양’을 연상할 때 ‘고양이’가 자동적으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양시 역시 시홍보물에 ‘고양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시점인가 고양시는 고양이와 연관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만약 이럴 때, 고양시가 스스로를 Unique One Animal Town으로서 ‘고양이 특화도시’로 범주화를 시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양이 특별도시 고양시로 말이다. 이름도 비슷해서 연상관계에 있음은 물론 고양이라는 범주를 떠올리면 그곳의 대표성을 갖는 시로 거듭나는 것이다. 기존에 고양시를 대표하는 가장 큰 행사는 고양국제박람회였다. 하지만 고양이를 대표하는 도시가 된다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도시중의 하나로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신세계도 근래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는 라이프쉐어 컴퍼니’라고 스스로를 정의내렸다. 이제 고객들의 시간을 공유하는 타임쉐어 마켓에서 그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새로운 시대로의 선언을 제시한 것이다. 이 역시 라이프쉐어 범주의 대표를 신세계로 설정하는 시도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하면 떠오르는 기업은 물어볼 필요도 없을만큼 자동으로 떠오르는 것도 범주화의 성공 사례이다. 나영석 PD의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신서유기, 신혼일기, 윤식당, 알쓸신잡. 모든 것들은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낸 것이지 그저 이름이 다른 것이 아니다. 특히 김태호PD의 무한도전은 하나의 범주화의 대표이며 동시에 브랜드가 된 최고의 케이스다. 거듭 말하지만 브랜드를 고민할 때 늘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범주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범주를 대표하기 쉽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내가 속한 큰 범주가 있다면 그 범주를 쪼개서 그 속에서 내가 대표할 것이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없으면 또 다시 더 하위로 쪼개서 찾아야 한다. 1인용 캡슐 호텔 하면 일본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하위 범주들이 수없이 많이 탄생했다. Book and Bed Tokyo 라고 하는 곳은 예쁜 도서관의 범주를 가져와서 책 서가가 있고 그 사이사이에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의 방을 배치하는 형태로 특화했고, 9 Hours 호텔은 미래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우주선 속의 캡슐을 재현해 놓은 것 같은 컨셉을 대표하고 있다.

내가 샴푸 시장을 뛰어들었다고 생각해 보자. 샴푸 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없다면 더 하위로 내려가 보자. 비듬 샴푸 시장은 어떤가. 어렵다면 이번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비듬샴푸시장 1위는? 고등학생 비듬 샴푸시장 1위는? 남자 고등학생 비듬 샴푸시장 1위. 2학년 남자 고등학교 비듬 샴푸시장 1위. 특목고 학생 비듬샴푸 시장 1위. 너무 억지다 싶은가? 하지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미 이해가 될 것이다.

시장에서 2등이란 없다. 선택할게 너무나도 많은 과잉선택시대, 생존의 바로미터는 대표성을 띄느냐 아니냐이다. 때문에 우리 기업이, 우리 브랜드가 고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기억되게 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보다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어떤 범주에서 대표성을 띌 수 있는지를 보다 근원적으로 검토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일일 것이다. 대표성을 띌 수 있는 카테고리를 발견하고 그것의 1등이 되어라. 대표성을 확보할 때까지 내려가라.

Julie Lee

Julie Lee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선택전문가. 작가. 지난 10년간 매일 수백만의 선택을 받는 국내 최대의 유통 기업, 신세계 그룹에서 일하며 선택을 만드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기업 전략과 교육을 수립하는 과업을 수행했다.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이자 비교속성이론의 대가 라비 다르 교수와 스티븐 J. 셔먼 교수의 비교 속성 이론 외 연구들을 바탕으로 선택은 유니크굿에서만 일어난다는 관점으로 연결 과잉, 정보 과잉, 선택 과잉의 시대의 새로운 선택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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